22
7 10

10년 후..

오늘 지금 만드는 서비스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부끄럽게도 내가 드릴 말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았다..
아직은 그런 생각까지 하기에는 부족하구나.. 내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도 뭔가 창의적인 통찰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할텐데 말이지..

10년 후를 생각해볼 때.
어떤 것을 해야 지금보다 더 열정적일지.

내가 원래 했었어야 하는 일들은 어떤 것인지..

지금도 나쁘지는 않은데 지금은 다른 것 같다. 좀 더 힘들었어도, 대학 4학년때 이끌리는대로 좀 더 기다리고 움직였어야 했을까? 그때의 스스로에 대한 예감은 지금도 꽤 유효하다.

9월쯤에 휴가 내고 혼자 성지순례나 하면서 고민하면 한걸음은 더 다가갈 수 있을까.


19
7 10

그 자리에

처음으로 전선을 통한 Network에 발을 들여놓은 15년 전부터 나는 변하지 않고 오랫동안 그 자리에 한결같이 남아 있고 싶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내가 있어야할 공간들이 바뀌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것들은 여전히히 남아 있으려 했다. 난 가급적 떠나거나 지우거나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 이유는 말이지..
Network상의 ‘나’ 와 오랫동안 함께 해준 한 사람 때문이다.

그 사람은 Network를 생각보다 일찍 떠나긴 했는데 그래도 계속 ‘내 사람’으로 남아 있었다. ‘내 사람’은 지금도 많지만 굳이 그 깊이를 나눈다면 이 분은 지금도 다른 이가 넘볼 수 없는 ‘심연’이다.

그렇게 ‘내 사람’으로 남아준 그 가치를 기억하기 때문에 난 쉽게 이 공간을 포기할 수 없다. 이곳의 내가 대화하는 것도 진짜고, 그것은 ‘나’라는 연결고리 때문에 현실 세계에서 분리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내가 네트워크 상에서 아끼는 분들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사람’으로 남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행복한 결과를 다시 한번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한 명 한 명이 그러한 인연이 되기 위해 적어도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루시드폴이 ‘물이 되는 꿈’이라는 곡을 불러주었는데 난 이 곡이 무척이나 좋다. 나도 물이 흐르듯이 만들어지는 인연을 기다리고 있다. 물 분자의 공유 결합(Covalent bond)이 가져다 주는 안정감과 견고함, 물 분자들이 모여 있게 만들어 주는 (표면장력이 높아지게 하는) 수소 원자들의 끌어당김이… 그래서 내 바램이 꿈이 아니길. 한 때 꿈이 아니였기도 하고.

Continue reading →


12
7 10

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우리도 태지도 말로는 도저히 다 못할 그 순간의 느낌을, 그 감정.. 뫼비우스 전국투어 무대의 공기를.. 도저히 언어로는 되지 않는데 그는 이렇게 단 한 곡으로 고스란히 담아 가져왔다.
그렇게 태지도 우리도.. 그저 노래 한 곡으로 모두 이해하고 나눌 그 모든 것을 말로는 하지 못하는 벙어리일 뿐이다…

하긴 벙어리가 아니라도
그 누가.. [너와 함께 한 시간 속에서]가 처음 나온 그 순간부터 18년이나 쌓여온 그 시간의 무게를…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너무 무겁다. 우리 모두의 꿈을 합친것처럼, 우리 모두의 마음을 겹친 것처럼..

2009년 내 생일날(뫼비우스 마지막 앵콜 공연)의 그리웠던 순간들,
작디 작은 우리 하나하나에게 빛으로 말하며 우리도 빛이 날 수 있음을 깨우쳐 주었던 그 순간들,
설레임과 뜨거움과 아련함이 함께 어울릴 수 있었던 그 순간들,
그리고 무대가 막을 내리고 돌아가는 길이 그토록 허무할 수 밖에 없었던…

터질거 같아서..
어디 가서 나와 같은 이 느낌을 가진 사람을 붙잡고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

이렇게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어쩌면 불안하고 힘들어야 할 이 순간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이 시간이 내게 있어서 다행이다.


11
7 10

아이폰 얼굴인식 앱 [푸딩 얼굴인식]

예전에 인터넷에서 얼굴 인식을 하여 닮은 사람이나 연예인 등을 찾는 사이트를 본 적이 있다. 그 때 내 사진들을 넣어보고선 결과 나오는 걸 보며 어떨 때는 oTL하던 기억이 난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이런 아이템이 여전히 재미가 있나 보다.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2010년에도 요런 앱이 나올 줄이야~

나의 넷 라이프의 시작이었던 하이텔 – 이제는 파란 – 에서 푸딩 얼굴인식 앱을 만들었다~ (실제 제작사는 뭐 따로 있는거 같지만) 그래서 얼른 다운로드 받아서 설치해봤지요. 혹시 또 oTL 당할까봐 떨리는 마음을 안고..

푸딩 얼굴인식

자 일단은 잘 나올 것 같은 사진으로 해 봅시다…

푸딩 얼굴인식 테스트

남들이 보면 사기라는 제 사진 중 하나입니다(..) 막내 사촌누나 결혼식 때 사진인데, 정장 차려입고 부모님 따라 미용실 가서 머리까지 했던(…) 그런 사진이라지요. 아웃사이더를 닯았다고 합니다 ㅋㅋ.. (참고로 아웃사이더는 저와 동갑입니다) 근데 나이가.. 나이가 이게 뭐니?! 아웃사이더가 40살이니? 그 나이면 세계 최고속 래퍼 할 수 있을거 같니?;;

자 이번엔 다른 사진으로 해봅시다~

푸딩 얼굴인식 결과

요 사진은 얼굴이 좀 작습니다.. (아이폰에 내 사진이 이다지도 없다니 ㅠㅠ) 그다지 정확한 결과가 나오는거 같진 않아요 ㅎㅎ 그래도 어리게 봐 주어서 감사하다는.. ㅋㅋㅋ

푸딩 얼굴인식 결과

음.. 점점 마음에 안 드는데?;; 제 사진 더 하면 안 될 거 같습니다.
(프로그램이 이상하다는 게 아니라는 점을 적극 알려드립니다.. 문제는 다 제 얼굴에 있다는 거 알아요 ㅠㅠㅠㅠ)

그럼 연예인 본인을 한번 넣어봅시다.. ㅋㅋㅋ

푸딩 얼굴인식 결과

소녀시대의 김태연양 *-_-*을 넣었습니다… 실은 몇 장 넣었는데 태연 본인은 잘 안나옵니다.. 태연양이 결과로 나올 때 보이는 사진 넣으면 딱 나올 것 같긴 한데.. 근데.. 선미양이랑 태연양이랑 혹시 쌍둥이었니?!;;;

그리고 좀 난감한 사진에 도전해봅니다. 한국 연예인 최초의(아마도) 피규어!!!!!! 서태지 피규어를 푸딩 얼굴인식에 넣어보려고요..마나 잘 만들었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 궁금했습니다.

서규어 ㅋ

전 이 정도 디테일이면 혹시 뭔가 나오지 않을까?! (실제 사진은 이거보다 조금 더 크기도 하니까..) 기대했는데 결과는..

얼굴인식 FAIL

ㅠㅠㅠㅠ….


05
6 10

에피톤 프로젝트 정규 1집 [유실물 보관소]

그래. 잃어버린 걸 찾으려고 애써도 못 찾았는데,
이제 기억났다.
작년 가을,
마포 아트홀맥,
에피톤 프로젝트의 공연,
그 오프닝에 시리도록 몰아치던 멜로디.

‘유실물 보관소’

에피톤 프로젝트의 [유실물 보관소]의 첫 문을 여는 곡은 바로 앨범 제목과 같은 곡인 [유실물 보관소] 이다. 사실 작년 공연 때 들었던 멜로디를 아무리 기억해내려고 해도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마음 속에 남았던 어떤 충격은 계속 맴돌아서 나를 살짝 답답하게 했는데, 이 앨범을 손에 넣고 나서 난 정말이지 그 잃어버린 멜로디를 유실물 보관소에서 찾은 기분이었다.

사실 앨범에 들어 있었던 것 이상으로 그 때의 라이브는 훨씬 더 풍부한 감성으로 내게 다가왔었지만…

작년 봄, 애피톤의 앨범을 들으면서 비로서 느꼈던 그 봄이 이제 다시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다.. 더불어, 에피톤의 음악이 그동안 내게 감성폭풍을 부르는 음악이었다면, 이제는 좀 더 세련된 느낌으로 위안이 되기 시작한 게 더욱 고맙다.

앨범을 사니 미공개 곡 악보가..

포스팅을 그동안 바빠서 못 썼다. 실은 게을러서.. 아무튼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봄의 멜로디’ 와 같은 대곡(?)의 시도가 매우 인상 깊었다. 7분동안 하나하나씩 쌓여가는 사운드, 절정에 이르게 하는 현악기의 꿈틀거림이 귀에서 이 곡을 떼지 못하게 하는.. 단순해 보이는 곡이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고 몰입할 수 있던 그런 곡이었다.

그리고 역시 차세정씨가 잘 하는 피아노 연주(난 가끔 이 사람의 음악이 일렉트로닉과 가깝다는 걸 깜빡한다) ‘시간’과 같은 피아노 솔로 연주곡은 언제 들어도 너무 좋다. 지친 마음에 숨이 찰 때 쯤 이런 곡을 한번쯤 들어줘야 안정이 될 것 같다. 다가오는 이번 콘서트에서도 세정씨의 피아노 연주를 즐겁게, 차분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에 어쩐지 설렌다.

이번 앨범에도 정말 좋은 보컬들이 피쳐링을 해줘서 우리를 기쁘게 해 주었는데 특히 한희정님!!!!!!! >_< 이화동 골목길로 우리를 데려가는 그 곡, ‘이화동’ 말이에요! 얼마전에 에피톤 프로젝트 팬클럽 번개도 이화동에서 했었다는데, 못 가서 너무너무 아쉬웠다는… ‘그대는 어디에’ 이후로 한희정님은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악에 꼭 함께 했으면 하는 멋진 보컬인거 같다. 그리고 루사이트 토끼의 조예진, 이진우, 심규선,  sammi가 함께 해주어서 이번 첫 앨범은 정말 풍성한 보컬 피쳐링을 자랑하는 거 같다. (지난번 콘서트때 좋은 보컬 분들이 참여하실거라고 하셨는데 그 말 그대로 된듯)

이 곡이 가져다주는 일관된 ‘봄’의 느낌은 제주도의 봄에 다다러, ‘유채꽃’을 담담히 노래하며 멈춘다.  (너무 좋아 내 iTunes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곡이기도 하고..)

비, 바람 불고 모진 계절이 힘겨울 때마다
가만히 나를 안아주던 네게
다시 기대어도 되니?

세정씨는 이 앨범 만들면서 잔인한 3월이라고 이야기 했다.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하지만 치열했을 그 순간들이 나는 조금 부러웠다. 왜냐하면 그 치열함을 오래전에 잃었기 때문에. 나에게 그런 순간이 와야 할텐데, 아니 찾아야 할텐데.. 지금의 일이 내게 그런 치열함을 가져다 주는거 같진 않아 조금은 안타깝다.

벌써 내일 모레면 에피톤 프로젝트의 콘서트에 가게 된다. 실은 오늘부터 시작했지만, 에피톤 프로젝트 싸이월드 팬클럽장님이 내게 트윗해주시길 ‘정말 환상적일거에요’ 라고… 기대된다. 난 지난번 ‘유실물 보관소’ 에서 사실 뭔가를 찾아오진 못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찾으러 갈 게 있을 것 같다.

Track List

  1. 유실물 보관소
  2. 반짝반짝 빛나는 (Vocal 조예진)
  3. 한숨이 늘었어 (With 이진우)
  4. 선인장 (Vocal 심규선)
  5. 좁은 문
  6. 이화동 (With 한희정)
  7. 해열제 (Vocal Sammi)
  8. 시간
  9. 손편지
  10. 서랍을 열다
  11. 오늘 (Vocal 심규선)
  12. 봄의 멜로디
  13. 유채꽃

10
5 10

파니핑크 2집 [7moments]

[세상의 어쩔 수 없는 일곱가지]

(c) 파스텔뮤직

예전부터 써야지 써야지 했던 파니핑크 2집 감상을 드디어 올립니다 (…;;)  파니핑크.. 사실 잘 몰랐던 팀인데, 에피톤 프로젝트 덕분에 잘 알게 되었습니다..!;; (부끄..) 작년 에피톤 프로젝트의 [유실물 보관소] 공연에 갔는데, 뒤에서 DJ하시는 스탭 분이 자꾸 눈에 가더라고요. 저분은 누군가… (사실 사용하시던 맥북 프로가 눈에 가기도) 근데 나중에 에피톤 프로젝트의 차세정씨가 오늘 게스트로 어렵게 모셨다는 분이 알고 보니 파니핑크였습니다. 사실 그 공연의 음악감독을 파니핑크의 재목씨가 해 주셨죠. (두 분, 동갑이고 친하답니다.)

게스트로 파니핑크가 나왔을 때 보컬인 묘이씨가 어떤 구절을 들려주셨는데 참 인상깊었는데도 기억력이 참 안좋아서 기억을 못하네요. (책과 음악에 관련된 이야기였던 것만..)  나중에 파니핑크 홈페이지나 묘이씨 트위터 가서 물어봐야겠습니다 -_-;;;

아무튼, 파니핑크는 그렇게 만났습니다. 갑자기, 의외의 만남이었고, 그들의 음악은 생각만큼 귀에 들어오진 않았습니다.
근데.. 말이죠.

앨범 열어보면..

그러다가 파니핑크의 1집 음원을 구입해서 듣게 되었는데 “어라? 참 좋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집 [Mr. Romance]에서 들려주는 잔잔한 그들만의 감성이 천천히 느껴지더라고요. 파니핑크는 그렇게 천천히, 그렇지만 깊숙히 왔습니다.

러다가 얼마전 디지털 싱글인 [Snow Drop]을 듣고선 그 반짝반짝한 느낌이 너무 좋아서 한참을 귀에 담아두었답니다. 재목씨는 리얼 악기를 안쓰고 프로그래밍으로만 그 곡을 만들었다고 인터뷰에서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인터뷰 링크) 그때 파니핑크 홈페이지 방명록 이벤트 당첨되었는데 파스텔 뮤직은 대답도 안해주고 그때부터 파니핑크의 2집. 기대할 수 밖에 없었어요.

이번 타이틀곡인 [권태, 그 앞에 선 우리] 는 담담하게 묘이씨의 보컬로 시작해서 마지막에 소용돌이치는듯한 기타 소리로 마무리 되는 곡이에요. 듣는 이의 감정까지 뒤흔드는 이 곡이 역시 기대한 보람이 있었어요. 파니핑크의 음악에서 전자음을 사용한 곡들도 참 마음에 들었는데, [위험한 노래] 도 [Snow Drop]처럼 반짝반짝하는 도입부가 설레게 하였답니다. (전 정말 그런 음들을 좋아하는 듯..)

[Snow Drop] 싱글에 함께 수록되었던 [Be With Me]는 그저 피아노 연주곡인데, 저한테는 참 특별한 느낌으로 남아요. 그 곡을 듣고 있으면 마치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생각이 들 만큼.. 언젠가 그 곡을 듣는 출근길에는 사람들이 어찌 저렇게 바쁘게 다니는지, 나와는 다른 세상을 보는 것 같고, 근데 나는 혼자라서, 내 옆에 누군가 있으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너] 라는 짧은 곡은 묘이씨의 예쁜 목소리와 일상적인 말투지만, 섬세한 감성이 묻어있는 가사가 참 좋았는데 가사 집의 이 곡의 가사가 적힌 부분도 참 특별합니다 (궁금하신 분은 앨범을 구임..;;)

그리고 이번 앨범의 부제는 [세상의 어쩔 수 없는 일곱가지] 에요. 저는 처음에 음원만 구입했을때 그게 뭔가 했는데 나중에 CD를 구입하고 나니까 알겠더라고요.

[망각, 딸꾹질, 무게, 실수, 부끄러움, 비밀, 자각]

앨범 내에는 그 일곱가지가 대한 엽서(?) 같은 사진들과 함께 실려 있어요. (뒷면은 가사집) 어쩔수 없는 일곱가지 것들이 모두 공감이 가지만, [딸국질] 은 정말 심히 공감이 가더라고요.. ㅠ_ㅠ 저 딸꾹질 하면 정말 오래 가는 사람이라… (딸꾹질이 오면 그냥 포기한답니다..)

세상의 어쩔 수 없는 일곱가지

참, 몇일 전에 있었던 [뷰티플 민트 라이프] 공연에도 와서 이번 앨범 신곡을 들려 주었을텐데 저는 못 가서 너무 아쉬웠답니다. (아버지 생신이라 고향에 내려갔거든요) 파니핑크가 좋아지고 처음 라이브를 들어볼 수 있던 기회였는데… 다음에 단독공연 할 것 같다고 재목씨가 홈페이지 방명록에 적었다니까 꼭 기대하고 있을거에요.

PS : 앨범 트랙 리스트를 보면 에피톤 프로젝트가 이 앨범의 타이틀곡인 [권태, 그 앞에 선 우리]를 다른 버전으로 불러 주셨습니다! 우와.. 깜짝 놀랐어요. 에피톤 프로젝트의 차세정씨도 자기 블로그에 이 앨범, 정말 멋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더군요. (블로그 링크)


10
5 10

에피톤 프로젝트 정규 1집 [유실물 보관소]

[무엇을 잃어버리셨습니까? 여기는 유실물 보관소입니다]

(c) 파스텔뮤직

오늘 집앞에 있는 ‘작은’ 교보문고 (성남점은 작아요;;) 에 가서 에피톤 프로젝트의 정규 1집을 예약하고 왔습니다. 저는 태지형 앨범 빼고 다른 가수의 앨범을 예약해 본적이 전무한데, 저도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악이 어지간히 기대가 되는 모양입니다.

에피톤 프로젝트를 처음 만나던 날은요..
지인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처음 듣던 ‘그대는 어디에’라는 곡 때문에 어느순간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원을 다 구입해서 받아보고 있던 제가 생각납니다. (사실 ‘그대는 어디에’의 한희정님의 목소리가 너무너무 예뻐서) 그 이후로 센티멘탈해지는 밤이 되면 어김없이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악이 나를 감싸고 있더군요.

에피톤의 음악은 봄에 참 잘 어울려요. 작년 봄의 지하철 출근길, 이어폰에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악만 들리던 그 순간들. [긴 여행의 시작]  또는 [At Your Favorite Place] 앨범에 있던 ‘잡음’ 과 ‘꿈에 네가 보인다’ 에 취해 있던 그 순간의 공기는 (분명 지하철 공기는 별로 안 좋았겠지만)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악에 섞여 뭔가 상쾌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진짜) 에피톤 프로젝트를 처음 만나던 날은요..
작년 [유실물 보관소] 공연. 미투데이에서 친하게 지내는 누나가 이야기해주지 않았으면 못갔을뻔한 그 공연! ㅠ_ㅠ 오프닝으로 들려주시던 곡의 강렬한 느낌이 (사실 처음 들었던 곡이라 멜로디도 잘 기억안나지만;;) 아직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더라고요. 그 곡이 끝나고 에피톤 프로젝트의 차세정씨는 이야기했었죠. 지금 들려드린 곡이 다음 앨범에 나올 [유실물 보관소] 라고. (우와아아!!!) 그 공연이 끝나고 공연장 내 까페에서 배를 채우다가 마주친 차세정씨! +_+ 남자가 사인받기는 좀 뭣하고 공연 정말 잘 보았다고 감사 인사를 드렸고, 다음에는 제가 좋아하는 ‘그 곡’(비밀임)을 들려달라는 부탁을 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내가 뮤지션이랑 대화를 하는 날도 오는구나 싶었어요. 그 전에 한희정님의 사인을 받아본 적은 있지만 그땐 별로 말을 건네진 못해서..;;)

그래서 더욱 기대되요.
에피톤 프로젝트의 새 앨범,
앞서 나온 파니핑크의 [7 moments]에서 [권태, 그 앞에 선 우리] 에서 들려준 목소리에 더 기대되고, 트랙 리스트를 보니 더 기대되고, (또 한희정님이!! ㅠ_ㅠ) 곧 제대로 오픈할 에피톤 프로젝트의 홈페이지에 어떤 내용들이 채워질지, 다음달에 할 공연은 또 어떨지.. (이미 예매완료 -_-b)

PS : 이번 앨범 초도 발매에는 미발표곡 악보도!
PS2 : 파니핑크에서 에피톤 프로젝트가 부른 [권태, 그 앞에 선 우리]는 에피톤 프로젝트가 편곡한 듯한 느낌을 받아서 파니핑크 앨범을 보니 편곡은 그냥 파니핑크가 했던군요.. (하긴 에피톤과 파니핑크 서로를 잘 아는지라.. ㅋ)
PS3 : 앨범은 12일 출시 예정입니다. 근데 제가 예약한 교보문고에는 13일에.. ㅠ_ㅠ

앗, 파스텔 뮤직에 위젯이 올라왔네요.
(위젯은 자동 재생되는거 싫어서 숨겨두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Continue reading →


15
8 09

뫼비우스의 띠

2008년 8월 15일
뫼비우스의 띠를 돌아
2009년 8월 15일
다시 이 자리에 마주합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이 말했듯이 우리도,
17년의 인연은 우리네 인생의 8할이었다고 다시 말합니다.
우리가 서로를 믿지 못함이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을 믿지 못함을
끊임없이 깨닫고 소리로 힘이 되어주던 시간이었음을 말합니다.

대체할 수 없는 희망을 찾아 함께 걸어온 이 길.
그 희망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되길.


ETP 전날이 되니까 팬심을 주체할 수 없어서 이렇게 남겨봅니다.


13
7 09

뮤지컬 클레오파트라

지난 주말에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극장 용에서 본 뮤지컬 클레오파트라.
2층에 자리를 예약해 두었는데, 알고 보니 그날은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관람을해서 주위에 온통 아이들이..;
이건 아동용 뮤지컬은 아닌거 같은데…

전수미씨 노래 너무 잘 불러서, 뮤지컬을 다 보고 나서는 귀가 정화된 듯한 느낌이었음.

무대가 좀 좁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을 올리니까 안쪽으로 굉장히 깊은 무대라 깜짝 놀랐음~
뱀 역을 맡은 이정임씨의 무용도 멋졌고, 옥타비아누스역을 맡은 최성원씨 ㅋㅋㅋ 완전 악역 분위기 제대로 느꼈어요.

개인적으로는 클레오파트라의 스토리를 좀 더 알고 갔으면 더 재미있었을텐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같이 가신 분께도 좀 미안하고.. 스토리 물어보는데 내가 예약해놓고 모른다 하니 좀 민망했음)
나중에라도 관련 책을 좀 찾아봐야겠군요. ^^;

뮤지컬이나 연극을 즐기는 게 이렇게 매력있다니, 앞으로도 자주자주 가야될듯..


12
7 09

서태지, 그리고 8개의 Atomos.

t803

ⓒSeotaiji Company

태지의 여덟번째 앨범,
8개의 Atomos를 찾아나선 여행은 이제 그 조각을 모두 이 앨범에 담아 우리에게 전해졌다.

사실은 CD 를 구입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기까진  꽤나 오래 걸렸다. (태지형 미안해) 신곡인 ‘Replica’ 와 ‘아침의 눈’ 에 집중하다 보니 그만…

특히 ‘아침의 눈’ 은 이 노래의 타이틀이라고 하기엔 하나도 특별해 보일 것이 없는데도 (‘Moai’ 를 처음 접할 때, ‘Human Dream’ 을 처음 들을 때, ‘Coma’ 를 처음 만났을 때의 신선함이 있진 않았음) 난 이 곡이 타이틀곡이라는 것이 그렇게 특별할 수 없었다. 서태지 앨범 처음으로 타이틀곡이 그를 오랜 시간동안 지켜준 팬들에게 향한 서정적인 노래를 타이틀 곡으로 고르다니! 듣고 듣고 듣고 또 들어도, 오랜 시간에 묻어나는, ”너에게’, 93년 라이브콘서트의 ‘우리들만의 추억’, ‘Take 6′ 에 이어지는 우리 매니아들을 향한 고백이 가슴 깊이 스며듭니다.

“가는 손목으로 그려낸 달콤한 향기 난 알아”

매니아 한 사람 한사람의 연약하면서도, 가는 손목으로 그려낸 태지를 향한 사랑, 그 하나하나가 참 미약함에도 태지가 모두 알아주었다는 고백에 울컥하는 매니아들 많을 껍니다. 저도 이 부분 가사가 너무너무 애절해서 ‘아침의 눈’ 을 자꾸 듣게 되네요.

t802

ⓒSeotaiji Company

주위에서 가끔 묻는다. ‘서태지를 왜 좋아합니까’ 라고. 사실 이제는 잘 모르겠다. ‘인연’ 이라고밖에 말 못하겠네요. 인연이기에 흐르는 물처럼, 자연의 흐름처럼 초원에 어둠이 지고 눈이 내려 하얗게 변해버리고, 그 눈이 녹아서 다시 비가 내리고 노란 꽃으로 가득하게 되는 것. 태지와 우리의 만남과 헤어짐. 태지와 우리가 함께 공유한 시간의 흐름과 깊이.

아침의 눈은 그렇게 ‘인연’ 을 말하는 곡입니다.

다른 신곡인 ‘Replica’ 는 지난번 전국투어 ‘뫼비우스’ 용산 전쟁기념관 공연에서 태지가 “우리가 스스로를 다른 사람에게 복제하며, 주체성을 잃어간다” 라는 멘트와 함께 불러준 노래다. 가사에서 그러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요.

“우린 서로를 그저 닮으려고 무리한 애를 쓰는 것일뿐 그 기억 속의 불편한 부분들의 섹터를 다그쳐 마비를 시키고”

저 가사처럼 우리 스스로의 주체성을 지키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불편한 부분들을 스스로 외면하고 있진 않은지 한번쯤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요즘 같은 현실에서 자신의 신념을 버리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침묵하는 것에 대한 경고를 태지는 노래로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르지요.

‘Replica’ 도 지난 싱글들을 통해 나왔던 곡에서 보여주었던 네이처 파운드의 느낌은 좀 약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도입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머나먼 저 우주 위로 종을 울리면 이 높은 산 위에서 서 있는 나를 누가 발견해줄까”

이 부분에서 뒤에 깔리는 키보드 음이 살짝 종 소리 같기도 하면서 우주 위로 날아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화음이 가사와 절묘하게 매치되는게 좋더라고요. ^^;

리믹스곡으로 T’ik T’ak 과 Coma 두 곡이 새롭게 수록되었는데 Coma[Nature]는 다른 악기들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어쿠스틱 기타를 전면에 내세워 ‘Coma’ 가 이런 곡으로도 거듭날 수 있다는 놀라움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8집에서 음악적으로 제일 마음에 드는 곡은 ‘Coma’ 입니다. 원곡도 리믹스도 이렇게 멋질 수가 없다는..

8집 곡을 이렇게 정식 앨범에 다 모아 놓고 들으니까 퍼즐이 다 맞는 느낌이 듭니다. 전체적인 곡 구성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움에 흠칫흠칫 놀랄 때가 있습니다. 태지형의 ‘음악적인 스토리텔링’ 능력에 감탄했어요. 브릿지곡 하나 없이도 잘 맞춰진 단편소설 모음집을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역시 그가 오랜 세월동안 고민한 ‘음악으로 소통하는 것’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같은 곡을 (태지에겐 같은 곡은 아닐껍니다. 정교한 리마스터링이나 재 녹음이 있었을 테니까) 정규 앨범에서 또 보여줌으로서 하나의 앨범을 세장으로 나눠팔았다는 비난은 면하기 쉽지 않겠지만… 팬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던 사실이고 이를 감수하며 태지의 음악적 스토리텔링을 잘 감상했습니다. 덕분에 곡 하나하나에 잘 집중하고 잘 감상했다면 음반 세장 값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돈도 뭐 그리 아깝진 않겠지요.

그러한 의도에 동감할 수 없더라도 태지의 음악을 듣고 싶다면 정규앨범 하나만 사도 충분할 거라 생각됩니다.